작가: 윤해월
제목: 환
키워드: 고전물, 궁중물, 동양사극물
주인공: 공- 이목영 수- 정담
내용: (스포주의) 왕과 기생의 하룻밤 잠자리로 태어난 이목영은 열 아홉이 되도록 바깥에서 천민처럼 살다, 급작스럽게 후계 자리가 비워지자 왕세자로 궁에 불러들여진다. 왕이 될 수 있다는 욕망에 자처한 궁 생활은 목영이 생각한 것만큼 좋은 것은 아니었는데, 자신의 출신 성분 때문에 자신을 바라보는 왕실 웃전과 대신들의 시선에 경멸이 섞였기 때문이다. 어린 내관 정담은 목영의 출신 성분을 함부로 떠들었다는 이유와 목영의 도포에 구정물을 흘렸단 이유로 궁 생활에 예민해진 목영에게 죽기 직전까지 내몰린다. 그 뒤로 밉보인 정담은 목영에 의해 이용당하고, 더 나아가 성적으로 학대 당하는 등 인생 전체가 농락당하게 된다. 목영은 가장 쓰기 좋은 패는 버리기 쉬운 패라고 하며 담을 악랄하게 이용하는 것에 일말의 죄책감조차 갖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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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평점: 문체 및 분위기(2.0/2.0)+재미도(2.5/3.0)=4.5/5.0
감상: 사극을 좋아하시는 분 꼭 보세여. 후회공 좋아하시는 분 꼭 보세여. 어휴, 오랜만에 끈덕지게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저야 말할 것 같으면, 피폐물과 사극과 그리고 후회공 키워드를 모두 좋아하는 호모 소설 독자인데여, 이 소설이 저 키워드 삼박자를 고루 갖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음다. 작가의 말에 작가님께서 본인은 역사 전공이 아니시고, 주워 들은 용어로 소설을 썼다고 하시는데 이제까지 봤던 호모 소설에서 고전 분위기만큼은 탑급으로 그려내신 것 같아여. (당장 생각나는 비슷한 급 소설은 호가지록뿐이지만....ㅎ....) 문체, 호칭 등등 어느 하나 미스난 곳이 없네여. 물론 소설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 여러 부분은 공상적인 부분이 있습니다만은, 대다수의 BL소설에 존재하는 호모 판타지적 요소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후회공을 받아들이는 수의 모습이 너무 꾸물거리지도 않고, 너무 우연적이지도 않고 적당한 속도의 감정 흐름으로 전개된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연애선이 복잡하게 얽히지 않고 단순하게 간 것도 마음에 들었네여. BL적인 요소와, 그 외적인 부분의 균형을 잘 잡은 것 같습니다. 호모 소설이라고 너무 사랑놀음(호모놀음)에 미친 왕이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극 소설이라고 구중궁궐의 암투 얘기에 집중하지도 않아 두 마리의 토끼를 제대로 잡았다고 느껴지네여. 아, 그리고 곰이 좋아할 법한 음란한 씬도 많아여. 진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넘 재밌엉. 이 소설은 재탕만 하면 단연 제 점수에서 만점인 5점이 충분히 되는 소설이라고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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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평점: 재미(3점) 문체(4점) 음란(4점) = 11/15
감상: 후회공에 병약수 컨셉인 것 같습니다. 병약하다는 게 꼭 몸이 비리비리 하다는 게 아니라 그 멘탈이 좀 흔들흔들 거린단 느낌의 병약이니까 유념하세요.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음울하고 어둡습니다. 요며칠 연이어 궁중물만 보는 것 같은데 그래도 분위기 하나는 피폐한 게 일품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과거와 현재 시점이 번갈아 나타나는데,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헷갈립니다. 작은 표시라도 해주셨음 좋았을 텐데요. 그게 약간 불친절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고요, 또 나머지 하나는 뜬금없는 수 동생의 죽음입니다. 전 아무리 생각해도 등골브레이커 동생이 형을 미워했다가, 형의 과거를 듣고 급 반란파에 몸담았다 죽는 내용이 이해되질 않아요. 좀 너무 급전개 아닌가요? 아니 갑자기 저놈이 벼락을 맞았나 형만 보면 ㅂㄷㅂㄷ 꺼져 이러던 놈이 아ㅠ 우리 형 개불쌍ㅠ 내가 복수한다.... 이런 st로 변화하다니 너무 킬미힐미급 감정변화 아닙니까. 암튼 저는 이부분에서 약간의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스토리나 인물이나 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오랜만에 치즈랑 일치하지 않는 감상을 써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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