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순정
제목: 짐승
키워드: 동양풍 판타지, 임신수
주인공: 공-사내(짐승) 수-송지언
내용: (스포주의) 과거 급제에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산에서 길을 잃은 수는 그 속에서 공을 만난다. 산속에서만 살아 사람이라기보단 야생의 느낌이 풀풀 나는 짐승 같은 공은 수를 보고 발정하며 정신을 차린 수를 일방적으로 강간한다. 자신의 씨를 뿌려 아이를 낳아달라는 말에 기겁하는 수를 붙들고 공은 자신이 아는 구미호에게 수를 넘겨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으로 만들어달라 부탁하기까지 함. 그렇게 일방적인 강간으로 너덜너덜해진 수는 여차저차해서 마을로 돌아가지만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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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평점: 문체(4점) 재미(3점) 음란(5점)=12/15
감상: 이 소설의 8할 이상의 내용은 공이 수를 강간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씬이 많다. 이러쿵저러쿵 해서 아이를 낳을만한 몸으로 만들고 씨를 뿌리고 도망간 수를 잡아서 다시 옆구리에 끼고 행쇼하는 내용인데 여기서 어느 정도의 러브라인이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님. 아이를 낳게 하기 위해 구미호에게 싸바싸바 하면서 공이 새파란 어린아이 하나를 구미호에게 던져주고, 그 살점과 뼈를 오독오독 씹어먹는 것을 본 수는 공에게 혐오 비슷한 감정까지 느끼게 됨. 강간으로 시작되는 관계더라도 보통 중간 정도 되면 알아서 눈이 맞아 헤롱헤롱하기 마련인데 이 수는 끊임없이 도망을 치고 공을 거부한다. 공은 자신을 보지 않는 수에게 어김없이 발정하며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고 폭력마저 행사함. 두 사람의 감정이 이런 식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게 여실히 느껴져 안타까운 느낌이 들기도 함. 엔딩은 엔딩인데 굉장히 찝찝하게 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공이 없을 때 홀로 아이를 낳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수는 자신이 낳은 아이의 얼굴도 보지 않고 벼랑 끝에서 던져버림. 그 아이의 얼굴을 보면 사람일지 짐승일지 예상도 안 되어 무섭다고 함.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던 듯. 절대 마음을 열지 않으면서도 공이 아니면 더이상 쾌락을 느낄 수 없는 수의 이야기임.
감상2: 2부까지 완독하고 나서의 감상을 덧붙이겠습니다. 1부가 수의 고난, 고통, 투쟁이었다면 2부는 공의 수난, 고통, 인내가 녹아들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독기가 바짝 오른 수는 그저 자신이 공에 곁에 있음으로써 속죄를 하겠고 하고, 공에게 전혀 온기를 내어주지 않음으로써 공에게도 벌을 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신과 공을 열심히 학대하다가 우연처럼 만난 스님에게 이런저런 말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은 수는 용서를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조금 다정해진 수에게 감동한 공은 그날 또 거사를 치루고, 그 밤 이후 수는 다시 임신을 하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급격하게 건강이 나빠진 수는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여차저차 또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공과의 평화를 이뤄내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수가 정말 보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과거의 납치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끝까지 공을 용서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그만 편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현실적이라... 숨 쉬는 법도 까먹으면서 봤더니 결국 조금 울었음. 결말이 불행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행복해보이지도 않아 마음이 쨍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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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
평점: 안알랴줌
감상: 개강이 3일이 남았다. 짐승을 읽어야겠다. 이거 야하고 뭔가 비현실적이라 현실을 잊게 해 주는 맛이 있다. 2부가 나왔다고 하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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