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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록

마지노선 <돌아보지 못하고>

작가: 마지노선

제목: 돌아보지 못하고

키워드: 학원물

주인공: 공- 권진운 수- 이현우

내용: (스포주의) 수는 여리한 외모를 지녔는데 자신의 친구였던 서브공이 자신을 좋아한다 고백하자 매몰차게 거절한다. 거절당한 복수로 또래 친구들을 불러 6 개월간 지속적으로 집단 강간을 일삼으며 수를 시체처럼 만들었는데, 12 시가 넘은 공원에서 단체로 모여 수 하나를 유린하던 것을 경찰에 들켜 일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수가 도망치듯 먼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지만 사람에 대한 경계심으로 자신에게 먼저 손 내미는 공을 제외하고는 아무하고도 친해질 수 없다. 수는 자신이 평범한 남 고등학생의 일상을 누리는 듯 하여 잠깐 행복했지만 공도 자신에게 우정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 걷잡을 수 없이 막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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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재미(3점) 문체(3점) 음란(2점)=8/15

감상: 준 힐링물 정도 되나 싶습니다. 시종일관 상처받은 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수의 어두운 내면을 보여주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분위기도 진짜 완전 어둡고 제대로 된 애정을 주고받는 씬도 없어요. 이건 BL물이란 생각이 별로 강하게 들진 않네여. 계속 우울한 분위기라 보다보면 덩달아 잠식되는 기분이에요. 학원 폭력, 강간, 항우울제, 자살 등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옵니다. 밝은 분위기의 소설을 원하시는 분들은 보지 마세요. 책 소개에 보면 공이 수에게 엄청난 존재감을 지닌 사람 같은데 다 읽은 감상으로 그정도는 아닌 것 같고, 수가 아주 시원 섭섭하게 자신의 상처를 털어내는 것도 아닙니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시원한 결말이 날 수는 없다고 생각해여. 뭐 암튼 이 소설의 다소 우울한 분위기로 저의 행복한 주말이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술술 읽히긴 하는데 별로 다시 읽을 것 같진 않네요. 너무 혹평만 남기는 것 같아 조금 그렇지만... 마지노선님 소설 어릿광대 이후 꽤 오랜만에 보는데 넘 어두워서 깜짝 놀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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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평점: 문체 및 분위기(1.5)+재미도(2.0/3.0)=3.5/5.0

감상: 안녕하세요. 치즈입니다. 정말 오랜만이져. 그동안 소설을 읽을 새가 정말 없어서 리뷰를 올리지 못 했습니다. 읽은 게 있어야 리뷰를 올리져. 그리고 오랜만에 호모 소설을 읽었는데요. 네. 바로 이 소설입니다. 음. 처음부터 강간의 피해자로 나오는 현우가 전학을 가자마자 친구를 잘 사귀는 점에서 의아했습니다. 그러나 납득충인 저는, "그래, 얘가 고작 고등학생에 불과한 어린애인데, 그런 트라우마를 겪고도 또래에 대한 우정을 갈망하고 있구나...! ㅠ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현우가 더 불쌍하게 여겨졌죠. 그리고 그런 동정심과 더불어 완치되지 못한 현우의 트라우마가 조금씩 공개될수록 증말 슬프기짝이 없더군여. 특히 현우 부모님이 현우를 두고 이런 저런 얘기를 들을 때 그 감정이 고조됐던 것 같습니다. ㅜㅜㅜㅜ 그렇게 오랜만에 괜찮은 거 읽는다며 읽는데. 아. 진짜. 2 권 초반부터 현우가 계속 죽을 거라는 암시를 줘서 죽겠구나 싶었는데 자살 시도 후에 무의식 중에 자아와의 대화라뇨......... 어마무시한 연출에 그간 머물던 슬픔이 호다닥 달아났읍니다. 아니, 진심 그 장면은 폐기됐어야 해여. 너무 진짜 그 갑자기 무의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심장이 한 번, 두 벜, 세 번, 네 번, 스무 번 꼬깃꼬깃 접혀지는 줄... ;;; 그레도 그동안 본 게 아까워서 대강 훑으며 다음 장면으로 달아났더니 병실에서 눈 뜨기...ㅎ 진짜 뻥 안 치고 완전 아기 때 봤던 인터넷소설을 본 것 같았읍이다. 이런 연출력 정말 증말 저엉말 저를 다른 의미로 슬프게 만들었어여. 어메이징한 끔찍함이 저의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그 대목에서 진짜 분을 참을 수가 없어서 -이 소설에 대한- 레알로 잠깐 나갔다 왔어야 했읍니다. 호모녀가 후레시한 공기를 쐴 수 있도록 밖을 나가게 만드는 대단한... 소설 같으니... 진정 바깥 공기를 쐬고 싶은데 용기는 안 나는 분들 이 소설 읽어보세요. 가슴에 정체 모를 울화가 치밀어서 당장 밖으로 뛰쳐나가게 되니까여. 진심 처음부터 이랬음 끝까지 안 읽기라도 하지 끝에 와서 이러니까 왠지 기만을 당한 느낌적 느김입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강간범 외전을 대체 왜 넣었는지. 개인적인 생각으로 넘 끔찍하다는 것. 스스로 반성하는 거 넣긴 하는데 걔가 그렇게 외전에 등장할 만큼 비중이 있었는지도 모르겠꼬... 그냥 뭘 하든 역겨운 느낌? 불필요한 외전이라고 생각했어여. 그리고 현우가 진운이랑 너무 평이하게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우정까지는 이해하는데, 그게 왜 곧바로 사랑이 되는 것인지. 대략 독자를 따돌리고 자기들끼리 무슨 감정 공유라도 한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현우 중심으로 이야기가 풀려서 진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볼품없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중반부 이후부터는 리뷰를 써야겠다는 심정으로 어찌어찌 꾸역꾸역 읽었네요. 초반 분위기는 꽤나 좋았습니다. 니체보 님의 아무것도 아닌 날들이 생각 났어요. 이 소설을 읽고 후반부 때문에 저와 같은 고통을 겪으신 분들은 저 소설을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 아직도 울화가 내려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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