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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록

텐시엘 <찬란한 어둠>


작가: 텐시엘

제목: 찬란한 어둠

키워드: 현대물, 힐링물

주인공: 공- 에녹 밀리건 수- 정난우

내용: (스포주의) 어릴 적부터 지속적으로 좋지 못한 기억만을 안고 살아온 수는 남들 눈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혼자서는 사람 많은 거리도 걷지 못하는 강박 장애를 앓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다. 친부의 동반 음독 자살 시도로 눈까지 멀어 맹인으로 자랐고, 고등학생이 될 무렵 시력이 회복됐지만 자신의 팬이라며 찾아온 수상한 중년 남성에게 납치되어 흉흉한 소문까지 몰고 움츠러든다. 앞머리를 길게 길러 시야도 차단하고 맹인처럼 매니저의 옷깃을 쥐고 걷던 수는 호텔 로비에서 공과 부딪히게 된다. 공은 수의 납치를 알아차리고 구출해낸 일등 공신이지만 불행히도 수는 공을 기억하지 못하고, 공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수가 거슬려 자꾸만 그 주변을 머무르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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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재미(5점) 문체(5점) 음란(5점) = 15/15

감상: 제가 뭐 여운이 아직 덜 가셔서 이렇게 후한 점수를 주는 건 아니고...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치유물을 봐서 기분이 좋네요. (덕분에 오늘 제 하루는 통째로 날아갔지만) 밤 새면서 읽은 보람이 있어요. 저녁무렵부터 읽기 시작해서, 쉼 없이 그냥 읽기만 했네요. 장애를 가진 수의 이야기, 그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공의 역할과 둘의 분위기, 문체나 사건 사고들 모두 이 소설에선 아무것도 빠질 게 없어요. 꽉꽉 채워진 소설이라 제가 뭐 가타부타 말할 것도 없고요. 다만 조금 아쉬웠던 것을 꼽자면 서브공입니다. 에녹과 크리스의 갈등이 좀 더 이글이글하게 부딪혀서 위태로운 상황이 나왔어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세 사람의 관계가 서브공의 외로운 양보로 쉽게 정리돼버리니 읽는 내내 둘의 갈등보다는 시종일관 정난우 자신만의 갈등에 너무나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나 싶어서요. 이야기가 수의 힐링에 너무 치우쳐진 나머지, 두 사람의 갈등은 다뤄지지 않은 건가 싶었어요.

 이 소설은 추천이 하도 많아 언제 시간을 내서 읽어야지, 읽어야지 다짐만 했었는데 막상 읽으니 다들 왜 그렇게 읽으라고 하셨는지 알겠어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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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감상: 초반에 읽다가 접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읽겠지요. 그러나 요즘은 나약하고, 도움(손길) 많이 필요한 수는 짧은 호흡의 소설이 아니라면 읽기 힘드네요. 특히 첨부터 발랄하고, 개그감 있게 풀어나가지 않는 이상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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